전 세계 물류를 멈춰 세운 ‘배 한 척’의 충격, 에버기븐 사태의 진실
2021년 3월, 전 세계 물류업계는 믿기 어려운 장면을 목격했다. 길이 400m에 달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이 이집트 수에즈 운하 한가운데에서 좌초되며 운하를 완전히 가로막아 버린 것이다.
[사진 1]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당시 공개된 사진은 마치 합성처럼 보였지만 실제 상황이었다. 거대한 선박 한 척이 세계 무역의 핵심 통로를 막아버리면서 글로벌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수에즈 운하는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인공 운하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장 중요한 해상 무역로 중 하나다.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12%가 이곳을 통과하며, 유럽으로 향하는 수많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이 매일 이용한다.
2021년 3월 23일, 에버기븐호는 강한 모래폭풍과 돌풍으로 인해 조향 능력을 잃었고 선수 부분이 운하 제방에 충돌했다. 결국 선박 전체가 대각선으로 돌아서며 운하 양쪽을 동시에 막아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사진 2] 거대 선박의 선수 부분을 파내고 있는 작은 굴착기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를 막고 있던 기간은 약 6일이었지만, 그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했다. 국제 분석기관들은 하루 약 96억 달러 규모의 무역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 돈으로 시간당 약 5천억~6천억 원 수준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사진 3] 운하 통과를 기다리며 바다 위에 멈춰 선 수백 척의 선박들
사고 발생 이후 운하 양쪽에는 수백 척의 선박이 줄지어 대기하기 시작했다. 유조선, 컨테이너선 등이 통과를 기다리며 멈춰 섰고 일부 선박은 결국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먼 항로를 선택했다. 이로 인해 물류비가 급등하며 전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다.
[사진 4] 에버기븐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마비 시각화
결국 2021년 3월 29일 에버기븐호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수에즈 운하는 정상 운영을 재개했다. 이번 사건은 현대 경제가 얼마나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단 한 척의 배가 멈췄을 뿐인데 전 세계 물류가 흔들리는 경험을 통해, 각국은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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